시조 곽우현(郭佑賢)의 호는 서천(西川)으로, 고려조에 은청광록대부(銀靑光祿大夫) 문하시중평장사(門下侍中平章事) 겸 태자첨서(太自詹書)를 지냈고 선산군(善山君)에 봉해졌다.
그런데 '己未譜' 서문에 보면, 곽(郭)씨의 선계(先系)는 중국 주(周)나라 왕손 곽목(郭穆)인데, 고려조에 호를 암곡(巖谷)이라고 한 정의공(正懿公) 곽경(郭鏡)이 우리나라에 건너와 포산군(苞山君)에 봉해져 포산곽씨(苞山郭氏)의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그뒤 고려 중기에 곽우현(郭佑賢)이 선산군(善山君)에 봉해져 선산곽씨(善山郭氏)의 시조가 되었다고 하였다.
따라서 선산곽씨(善山郭氏)는 신라 때 시중(侍中)을 지낸 곽상(郭祥)을 시조로 하는 청주곽씨(淸州郭氏)와는 그 계통을 달리한다.
그런데 선산곽씨(善山郭氏)는 '癸亥譜'(영조19)를 만들 때는 포산곽씨(苞山郭氏)와 합보(合譜)하여 본관을 포산(苞山)으로 통일했으나, 그 뒤 세계간의 연대차가 발견되어 '壬寅譜'(정조5) 발간 때부터 서천공(西川公)을 시조로 하고 있다.
그런데 계대(系代)의 연대차이를 '己未譜'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서천공(西川公)의 장인 유공(庾公)이 평장사(平章事)된 연대보다 116년 뒤 암곡공(岩谷公)이 과거에 올랐다 함은, 결과적으로 서천공(西川公)이 암곡공(岩谷公)보다 70~80년 앞선 인물이 되어 모순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서천공(西川公)의 손자인 상장군공(上將軍公) 곽원(郭元)이 당숙인 암곡공(岩谷公)의 7세손 석천공(石川公) 곽지진(郭之振)이 성절사(聖節使)로 원나라에 들어간 연대보다 143년 전에 등제(登第)하였으니, 당질이 백수십 년 전의 인물이 되어 모순된다."
따라서 선산곽씨(善山郭氏)의 시조 서천공(西川公) 곽우현(郭佑賢)을 현풍곽씨(玄風郭氏)의 시조 암곡공(岩谷公)의 6세손으로 연계(連系)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本貫地>
선산(善山)은 본래 신라의 일선군(一善郡)인데, 진평왕 때 승격시켜 주(州)로 하였고, 경덕왕 때는 숭선군(嵩善郡)으로 개칭하였다.
고려 성종14년에 선주자사(善州刺史)로 고쳤고, 현종9년에는 상주(尙州)에 소속시켰다.
조선 태종조에 선산(善山)으로 고쳐 군(郡)이 된 이래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시조 곽우현(郭佑賢) 이하 9대가 살았던 곳은 짐작하기 어렵다. 10세 곽수원(郭綏元)이 나라가 바뀌자 조선조를 섬기지 않고 충북 옥천(沃川)에 물러나 구룡촌(九龍村)에 살았던 사실이 '己未譜'에 나타나 있다. 이때부터 선산곽씨(善山郭氏)의 자손들이 그곳에 살게 된 것 같다.
11세 곽규(郭珪)의 자손들 중에서 일부가 13세 곽지겸(郭之謙)의 대에 충남 대덕(大德)에 속해 있는 회덕(懷德)에 옮겨가 살기 시작하였고, 22세의 대에 가면 일부가 영동군(永同郡) 학산(鶴山)에도 정착했던 것으로 보인다.
곽규(郭珪)의 동생 곽기(郭琦)의 자손들은 옥천군(沃川郡) 이원(伊院) 등지에 살다가 14세 곽담(郭譚) 이래로 일부가 전남 광주(光州)에 터를 잡았고, 15세 곽홍중(郭弘中)의 후계(後系)는 영동군(永同郡) 상촌(上村)에, 19세 곽수전(郭守?)의 후계(後系)는 충남 천원군(天原郡)에 속해 있는 목천(木川)에 옮겨가 각각 정착하였다고 믿어진다.
1930년경 선산곽씨(善山郭氏)는 충북 옥천군(沃川郡) 옥천면(沃川面) 이원면(伊院面)에 집성촌을 이루고 있었다.
<氏族史>
성균진사(成均進士) 곽종간묘표(郭宗?墓表)를 보면, 고려조에 명공(名公)과 거경(巨卿)이 대대로 이었다. 특히 고려말에 곽수원(郭綏元)은 삼사좌윤(三司左尹)을 지냈는데, 고려가 망하자 충북 옥천(沃川)의 구룡촌(九龍村)에 들어가 고려조의 신하로서 충의를 지켰다고 하였다.
송시열(宋時烈)이 지은 비문(碑文)에는, 그가 죽은 연대는 조선개국 뒤 37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직명을 전조(前朝), 곧 고려시대의 것으로 적어 세상에서 말하기를 '위연대절(偉然大節)'이라 하였다고 썼다.
그리고 2세를 건너 12세손 곽지겸(郭之謙)은 문의현령(文義縣令)을 지냈는데, 선정(善政)으로 민심을 얻어 인종조에 청백리(淸白吏)로 천거되었다고 하였다.
15세 곽인민(郭仁民)은 천문학습(天文學習)을 지냈다고 하였다. 손록(孫錄)에는 승사랑(承仕郞) 습독(習讀)이었다고 되어 있다.
곽종간(郭宗?)의 증조 곽대윤(郭大胤)은 장사랑(將仕郞), 조부인 곽재흥(郭再興)도 장사랑(將仕郞), 아버지 곽명한(郭鳴漢)은 문정공(文正公) 김인후(金麟厚)의 문인(門人)으로 문사(文詞)와 학덕이 출중하였다고 소개하였다. 이분들은 곽인민(郭仁民)의 직계손들이다.
11세 곽기(郭琦)의 후예로는 곽은(郭垠)을 첫째로 들 수 있다. 성종조에 춘당시(春塘試) 문과에 올라 승문원(承文院)에 들어가 이듬해 서장검관(書狀檢官)으로 정조사(正朝使)를 따라 明나라에 다녀왔고 사헌부지평(司憲府持平)을 거쳐 사간원헌납(司諫院獻納), 성균관전적(成均館典籍)이 되었으며, 사헌부장령(司憲府掌令)과 집의(集義)에 올랐다.
외직(外職)으로 담양부사(潭陽府使)가 된 뒤 승정원동부승지(承政院同副承旨) 겸 경연참찬관(經筵參贊官)에 제배(除拜)되었으나, 부임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곽시(郭詩)는 9세로 곽기(郭琦)의 증손이다. 호를 탄암(坦菴)이라 하였다. 중종조에 별시(別試)문과에 올라 승사랑(承仕郞) 행승문원정자(行承文院正字)가 되었다.
그는 천자(天資)가 강정(剛正)하고 성리(性理) 또한 명달(明達)하였으며 문장과 도행(道行)이 뛰어났다고 '己未譜'에 적혀 있다. 아들 곽흠중(郭欽中)도 그런 분이었다고 한다.
9세 곽언(郭諺)과 아들 곽자방(郭自防)은 임진왜란 때에 창의(倡義), 중봉(重峯) 조헌(趙憲)장군의 휘하에서 싸웠고, 특히 곽자방(郭自防)은 순의(殉義)한 분으로 충렬로(忠烈) 정려(旌閭)되었다.
선산곽씨(善山郭氏)는 역대 인물 중에 학문에 뜻이 깊어, 문사(文詞)와 학덕으로 이름이 알려진 분들이 많았는데, 이분들이 대개 우암(尤菴) 송시열(宋時烈)의 문인(門人)이었다.
18세 곽명한(郭鳴漢), 아들 곽종간(郭宗?)과 좌윤공파(左尹公派)의 17세 곽지인(郭志仁)과 19세 곽필성(郭必成) 등이 그런 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송시열(宋時烈)이 지은 비문(碑文)이 많다. 그런가 하면 문정공(文正公)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의 문하(門下)도 많다. 곽시(郭詩)와 그 아들 곽흠중(郭欽中)이 그런 분들이다.
이런 전통의 결과인지 효행으로 숭앙을 받은 인물로 좌윤공파(左尹公派)의 18세 곽류와 그 아우 곽훈(郭塤)이 있고, 특히 이분들의 숙부인 곽희인(郭希仁)은 학행으로 천거되어 장사랑(將仕郞)에 제배(除拜)되었다.
곽지인(郭志仁)은 17세로 좌윤공파(左尹公派)로 곽인(郭?)의 아들이다. 광해군4년에 생원시(生員試)에 합격한 분이다. 가세가 빈궁한 처지임에도 학문에 열을 쏟아 어사(御史) 민승중(閔昇重)이 천거한 바 있어 효종조에 동몽교관(童蒙敎官)으로 특제(特除)되었다. 송시열(宋時烈)과도 친교를 맺었다고 한다.
정자공파(正字公派)의 곽재향(郭在享)은 25세다. 평생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도 학문에 정진, 후학 양성에 성심을 다했다고 한다.
26세 곽진우(郭鎭祐)는 천품이 효성스러워 어머니의 상례(喪禮)를 예(禮)로써 다했다 하며, 아들 곽필수(郭弼洙) 역시 효행이 뛰어나 부모의 간병에 정성을 쏟았다고 손록(孫錄)에 특별히 기록되어 있다. 아들 곽정호(郭楨鎬) 역시 그런 분이었다고 한다.
선산곽씨(善山郭氏)의 역대인물들은 이상에서 본 것처럼 환로(宦路)에 오른 분보다는 사림(士林)의 위치에서 학문과 효행으로 인격을 닦고 재가(齋家)하여 후손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 더 많다는 느낌이다.
우암(尤菴) 송시열(宋時烈) ·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의 문인이 많다거나, 그분들과 교의(交誼)를 돈독히 한 인물들도 많다는 사실이 이것을 증표한다고 하겠다.
좌윤공(左尹公)의 후손인 16세 곽현(郭鉉)과 아들 곽문완(郭文浣), 또 그의 손자 곽노(郭櫓)가 그러한 대표적인 분들 중에 낀다.
